미래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전망과 영향
미래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은 인류의 배출 행태와 사회경제적 발전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지구 평균 기온, 강수량, 해수면 상승 등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합니다.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 경로에 따라 21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 대비 1.9~7.0℃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한반도의 경우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개념과 종류
RCP 시나리오: 대표농도경로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시나리오는 IPCC 5차 평가보고서에서 도입된 개념으로, 인간 활동이 대기에 미치는 복사강제력을 기준으로 미래 온실가스 농도를 예측합니다. RCP 시나리오는 2100년까지의 온실가스 농도 수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RCP2.6: 지금부터 즉시 온실가스 감축 수행(2100년 CO₂ 농도 421ppm)
RCP4.5: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현(2100년 CO₂ 농도 538ppm)
RCP6.0: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2100년 CO₂ 농도 670ppm)
RCP8.5: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2100년 CO₂ 농도 936ppm)
SSP 시나리오: 공통사회경제경로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시나리오는 IPCC 6차 평가보고서에서 도입된 개념으로,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관점에서 인구, 경제, 토지이용, 에너지 사용 등 미래 사회경제 발전 경로를 반영합니다. 주요 SSP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SSP1-2.6: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2100년 CO₂ 농도 432ppm)
SSP2-4.5: 기후변화 완화 및 사회경제 발전 정도가 중간 단계(2100년 CO₂ 농도 567ppm)
SSP3-7.0: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소극적이며 기술개발이 늦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구조(2100년 CO₂ 농도 834ppm)
SSP5-8.5: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 사용이 높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 확대(2100년 CO₂ 농도 1089ppm)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SSP 숫자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경제적 노력을, 뒤이어 나오는 숫자는 2100년 기준의 복사강제력 강도를 나타냅니다.
전지구 기후변화 전망
기온 및 강수량 변화
국립기상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21세기 말(2081~2100년) 전지구 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1995~2014년) 대비 +1.9~5.2℃ 상승하고, 전지구 평균강수량은 +5~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전지구적인 대기 수분 함량 증가를 가져와 물 순환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양 및 해수면 변화
해양의 경우, 21세기 말(2081~2100년) 전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현재 대비 +1.4~3.7℃ 상승하고, 해수면 고도는 +52~91c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80-2100년 기간의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의 높이는 탄소저감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 45-82cm 상승하고, 지구시스템이 안정한 범위에 머물 수 있을 정도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경우 26-55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극지방 변화
극지역 해빙면적은 크게 감소하여 여름철 북극 해빙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더라도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세기 말 북극 해빙 면적의 감소폭은 9월의 경우 43-94% 범위에 있고, 2월에는 8-34% 범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기온 변화
한반도의 경우,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 대비 2.3~6.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발간한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2021~2040년) 기온 상승폭은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와 저탄소 시나리오(SSP1-2.6)간에 큰 차이가 없으나, 먼 미래(2081~2100년)에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7.0℃,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2.6℃ 상승하여 큰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강수량 변화
한반도 강수량의 경우, 먼 미래(2081~2100년)에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14%까지 증가하고,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극한 강수일이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강수량이 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물순환 전망을 살펴보면,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강수량이 21세기 말에 5~25%로 전반적으로 증가하여 하천 유출량도 증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 증가량이 커져 현재보다도 계절 유출량의 차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극한기후 현상
극한 기후 현상의 경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먼 미래 온난일(상위 10% 최고기온 발생 일)은 약 4배 증가하고 한랭야(하위 10% 최저기온 발생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온난일이 약 2배 증가하고 한랭일은 절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나리오별 미래 기후변화 비교
고탄소 시나리오 vs 저탄소 시나리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가까운 미래(2021~2040년) 한반도 기온이 현재보다 1.8℃ 상승하고,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먼 미래(2081~2100년)에는 7℃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극한기후 현상도 21세기 중반 이후 가속화되어 21세기 후반에는 폭염에 해당하는 온난일이 4배(93.4일)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가까운 미래(2021~2040년) 한반도 기온이 1.6℃ 상승하고, 21세기 중반 이후 기후변화의 추세가 약화되면서 먼 미래(2081~2100년)에는 기온이 2.6℃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극한기후 현상도 21세기 중반 이후에 약화되어 21세기 후반에는 온난일이 2배(37.9일), 극한 강수일은 9% 증가하는 것에 그쳐 고탄소 시나리오에 비해 기후위기가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기적 기후변화 영향
연구에 따르면, 고강도 감축 경로를 밟을 경우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은 2500년까지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인 2도 이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강도 감축 경로에서는 2100년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2.2도 높아지고, 이후에도 2200년 3.6도, 2500년 4.6도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온실가스를 과감하게 감축하지 않을 경우, 500년 후 지구에서 초목이 우거지고 작물 재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극지방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현재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유역은 불모지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기술
탄소중립의 중요성
이번 전망에 따르면,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 시점인 미래(2041~2060년)의 한반도 기온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3.3℃ 상승하는 반면, 온실가스 저감 정책의 실현을 가정한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8℃ 상승으로 억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는 것과 더불어 한반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0(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최신 기후 예측 기술
최근에는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한 기후 예측 모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리서치는 머신러닝과 기존 기후 모델을 결합해 정확한 날씨 예측과 기후 시뮬레이션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뉴럴GCM(NeuralGCM)'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단기 날씨 예측뿐만 아니라 장기 기후 시뮬레이션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기존 모델보다 계산 자원을 103~105배 절약하면서도 유사한 성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구 시스템 모형과 딥러닝 기후 예측 모델을 이용해 기후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가상지구 모의시스템 디지털 어스를 구축해 더욱 효율적인 기후 예측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론
미래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행태와 사회경제적 발전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탄소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21세기 말에는 한반도의 기온이 최대 7℃까지 상승하고 극한기후 현상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기온 상승과 극한기후 현상의 증가를 상당히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미래 전망은 '2050 탄소중립'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기초한 과학적 예측은 국가 및 지역 차원의 기후변화 적응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최신 기후 예측 기술의 발전은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미래 기후를 결정합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만이 심각한 기후위기를 예방하고 후대를 위한 지구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길입니다.